1. 줄거리
초반부 – 돈을 좇던 변호사, 송우석
1970년대 후반 대한민국, 송우석(송강호 분)은 사법고시에 늦게 합격해 어렵게 변호사 생활을 시작합니다. 학창 시절에는 법조계에 큰 뜻이 없었지만, 가난했던 과거를 청산하고 돈을 벌기 위해 세무 전문 변호사가 됩니다. 그는 돈을 많이 버는 데 집중하며, 부동산 등기나 법률 자문 같은 일로 많은 고객을 확보합니다.
송우석은 법조계 동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돈만 밝히는 변호사’라는 평가를 받지만, 자신은 개의치 않습니다.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내와 어린 아들, 그리고 경제적 안정이었습니다.
그가 자주 가는 국밥집을 운영하는 최순애(김영애 분)와는 각별한 사이입니다. 순애는 송우석이 가난했던 시절 외상을 해주며 도와주었고, 그는 이를 늘 고마워합니다.
중반부 – 억울한 사건, 변호사의 결단
어느 날, 최순애가 다급히 찾아와 도움을 요청합니다. 그녀의 아들 **박진우(임시완 분)**가 불법 서적을 읽었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다는 것입니다. 송우석은 처음에는 단순한 사건일 거라고 생각하고 관심을 두지 않으려 합니다. 그러나 진우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간첩으로 몰려 구속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습니다.
그는 진우가 구금된 경찰서를 찾아가지만, 경찰은 면회를 거부하고 사건을 조작해 진우를 간첩으로 몰아가고 있었습니다. 경찰과 검찰은 고문을 통해 허위 자백을 강요했고, 진우는 심한 부상을 입은 채 법정에 서게 됩니다.
송우석은 고민 끝에 진우의 변호를 맡기로 결심하고, 본격적으로 법정 싸움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국가 권력과 대립하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위험한 일이었습니다.
후반부 – 법정에서의 싸움과 신념의 변화
송우석은 법정에서 국가가 조작한 증거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진우와 함께 체포된 학생들의 무죄를 주장합니다. 하지만 재판부와 검찰은 이미 정치적 압력을 받고 있었고,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법정 공방이 거세질수록, 송우석과 그의 가족은 점점 더 큰 압박을 받습니다. 경찰은 그의 사무실을 조사하며 압력을 가하고, 그의 동료들조차 등을 돌립니다. 심지어 그의 아내마저 "왜 꼭 이런 위험한 사건을 맡아야 하느냐"며 반대합니다.
그러나 송우석은 점점 자신의 신념을 굳혀갑니다. 그는 법이란 권력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것임을 깨닫고, 법정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깁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 장면은 영화에서 가장 강렬한 순간 중 하나로,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결말 – 정의를 위한 선택
결국 박진우와 학생들은 유죄 판결을 받지만, 송우석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는 변호사로서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활동을 계속하며, 점점 더 많은 사람이 그와 함께합니다.
영화는 송우석이 변호사로서의 소명의식을 찾고, 법이 진정으로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 과정에 초점을 맞춥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그의 신념이 흔들리지 않음을 보여주며 감동적인 여운을 남깁니다.
2.명장면
① 법정 명장면 –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입니다"
영화 변호인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은 송우석(송강호 분)이 법정에서 헌법을 낭독하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은 영화의 클라이맥스이며, 송우석의 신념과 변화가 극적으로 드러나는 순간입니다.
법정에서 검찰 측은 국가보안법을 내세워 박진우(임시완 분)와 학생들에게 중형을 선고하려 합니다. 하지만 송우석은 학생들이 억울한 희생양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경찰의 강압 수사와 고문이 이루어졌음을 지적합니다.
그는 재판부를 향해 "대한민국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선언하며, 법이 국민을 위한 것임을 강조합니다. 이 대사는 단순한 변론이 아니라, 영화 전체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 장면에서 카메라는 송우석의 얼굴을 클로즈업하며 그의 결연한 의지를 강조하고, 법정 내부를 천천히 훑으며 방청석의 반응을 담아냅니다. 법정에 모인 사람들은 그의 말에 감동받고, 일부는 눈물을 흘립니다.
이 장면은 실화에서 따온 것으로, 부림 사건 당시 변호사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실제로 헌법 제1조를 법정에서 낭독했던 순간을 재현한 것입니다.
② 박진우의 고문 장면 – 국가 폭력의 실상
박진우가 경찰서에서 고문당하는 장면은 영화에서 가장 충격적인 순간 중 하나입니다.
진우는 단순히 사회과학 서적을 읽었다는 이유로 체포되어 간첩 혐의를 받습니다. 그는 경찰에 의해 감금된 채, 강압적인 심문을 받습니다.
고문 장면에서는 경찰이 진우를 의자에 결박하고 물고문과 구타를 가하는 모습이 등장합니다. 이 과정에서 진우는 고통 속에서도 끝까지 죄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지만, 결국 정신이 혼미해지면서 허위 자백을 강요받습니다.
이 장면은 1981년 실제로 있었던 부림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었으며, 당시 수많은 학생과 지식인들이 유사한 방식으로 고문당했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충격을 줍니다. 연출적으로는 조명이 어둡고, 빠른 편집을 통해 긴장감을 극대화합니다.
특히 이 장면에서 임시완의 연기가 돋보입니다. 그는 실감 나는 비명과 몸부림을 통해 관객들에게 고문의 잔혹함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 장면은 단순한 영화적 연출이 아니라, 대한민국 현대사의 어두운 현실을 고발하는 역할을 합니다.
③ 송우석의 결단 – 변호사에서 인권 수호자로
영화 초반 송우석은 돈을 벌기 위해 변호사 생활을 하는 인물로 등장합니다. 하지만 박진우 사건을 계기로 그는 법이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니라, 정의를 실현하는 도구여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특히 그가 처음 진우를 면회하는 장면은 중요한 전환점입니다. 면회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진우는 피투성이가 된 얼굴로 송우석을 바라봅니다. 그 순간, 송우석의 표정이 변하면서 내면의 갈등과 결심이 동시에 드러납니다.
처음에는 망설이던 그는, 진우의 억울함을 직접 목격하고 변호를 결심합니다. 이 장면에서 조명은 송우석의 얼굴을 어둡게 비추다가, 결심하는 순간 점점 밝아집니다. 이는 그의 내면적 변화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장치입니다.
이후 그는 국가 권력과 싸우기로 결심하고,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끝까지 정의를 위해 싸웁니다. 이 장면은 변호인이 단순한 법정 드라마가 아니라, 한 인간이 신념을 찾아가는 성장 서사임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변호인의 명장면들은 단순한 연출이 아니라, 영화의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고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장면들입니다.